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는 환갑에 관한 이야기 한토막입니다.
왜 그러냐구요?
생의 한바퀴를 돌아서 제자리에 돌아왔다는게 얼마나 기념할 만한 일인지요.
제게는 작년이 그런 해였습니다.
몇가지 기념할만한 일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오로지 저만을 위한
값나가는 물건을 구입한 것이지요.
여자들은 자고로 자신에게 쓰는 돈이 풍족하기는 어려운 법인데요.
긴 장고 끝에결국은 커피 머신을 사기로 했습니다.
진짜 그건 오로지 저만을 위한 물건입니다.
마침 며눌아이가 쿠폰을 가져다 주어서 반값에 구입했지만 저로서는 큰 비용을 지출한 것입니다.
늘상 커피 캡슐을 사야 한다는 단점은 있으나 과감히 결정을 내렸습니다.
에이, 나도 캡슐 커피 좀 한번 마시고 살아보자.
철들은 늦은 나이에 무슨 반항도 아니고..
커피 한잔을 뽑을때마다 그윽한 향이 온 집안에 번지는게 좋고
커피 한잔을 마실 때의 그 여유가 아주 좋습니다.
환갑을 지나서 나만을 위한 것을 즐기는 여유가.
아들이 와도 남동생이 와도 뽀얗게 생색을 내면서 한잔씩을 뽑아 줍니다.

그런데 막상 환갑날에 무엇을 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를 않는 것입니다.
당연히 잔치야 안했지만 도무지 기억이 나지를 않는 겁니다.
한참 생각 끝에 떠오른 기억은 바로 그날이 서초에 처음으로 가던 날이었습니다.
서초에 첫 발을 딛는 날이었는데 그때는 정말 초긴장 상태였습니다.
참여를 안한다는건 그때로서는 생각도 못할 일이고 아들 내외에게도 난 그날은 무슨 일이 있어도
서초에 가야한다고 미리 선고를 했지요.
그리고는 그날 저녁, 긴장감이 도는 국밥을 한그릇씩 뚝딱 비우고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제가 한턱을 쏜 것입니다.
겨우 그 사실을 기억 해낸 후 부터는 이젠 또 그게 자랑거리가 되어버렸습니다.
나 이런 사람이야.
나 환갑날에 서초에서 국밥 먹은, 아니 먹인 사람이야.
제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는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는데 조금은 상관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일이 절대 자랑거리가 되어서는 않되겠습니다.

저는 꽤나 오랜 동안 시할머니와 함께 살았습니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남긴 유품이라고는 아무런 특별한 것도 없고
낡아서 한쪽이 부러진, 시장에서 팔던 싸구려 브로우치 몇 개
낡은 돈지갑, 굵다란 은반지 정도 있고는 그외에는 간직하기엔 별 의미가 없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제겐 귀한 기억으로 남아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보잘 것 없는 물건들이지만 할머니의 102년의 숭고한 삶이 그 안에 스며있습니다.
참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아들 둘의 은수저도 할머니께서 사 주신 것이네요.

갑자기 돌아가신 시어머님의 유품엔 값진 것이 여러가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어머니의 약간 외로운 삶의 한자락이 담겨 있습니다.
저는 그 중에 밍크코트를 물려 받아서 잘 입고 있습니다..
어느해 겨울에 그 밍크를 입고 결혼식에 갔는데 어느 친구 하나가
제가 뒤로서 있다가 돌아서는 모습을 보더니 깜짝 놀라는 것입니다.
‘어머 너였구나’
그 말은 저는 밍크와는 도무지 잘 안어울린 다는 것이겠지요.
그러기에 참 다행입니다.

제가 제자훈련을 받을때 시장에선가 커다란 체크 무늬의 책가방 하나를 산적이 있습니다.
그때 제자 훈련을 앞두고 설레이는 마음에 책을 모두 가방에 넣고
시간만 나면 그 가방을 쓰다듬곤 했습니다. 유치원에 다니던 아들 아이가
신기하다는 듯이 ‘엄마 그 가방이 그렇게 좋으세요?’하고 묻던 기억이 있습니다.
얼마전에 남편이 아이스커피를 맛나게 마시는데 손녀가 그러더랍니다.
‘하부 그게 그렇게 맛있으세요?’

여러분들은 자신 만의 특별한 소유물은 무엇이 있으신가요?
후대에 남기고 갈만한 물건이 있으신가요?
평소에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런 여러가지 물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오랜 시간동안 우리들은 자신의 정결을 위해서 많이 기도해 왔습니다.
자신을 비우고 깨끗이 하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빈자리를 무엇으로 채우는지가 정말로 중요한 시점이 다가와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지난 세월을 생각해 보면 큰 교회의 시스템이 우리들의 신앙 생활을 지탱해 준 면이 있었고
그 것을 따라가다 보니 내 자신의 정체성이 희미해 지기도 하였습니다.
떠먹여 주는 은혜를 받기만 했지 나 자신이 적극적으로 그 은혜를 구하는 노력이 약하지는 않았는지요.
그냥 선실이 안전하니 거기에 머물러 있으라는 말에 따라 안온한 신앙생활을 한 것 같습니다.
나 자신이 나의 신앙의 좌표가 무엇인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다음 수순은 무엇인지에 대해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걸 위해서 오늘은, 또 내일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도 신경쓰지 못했습니다.

저는 현재 남이 알면 웃어버릴 작은 계획과 남이 알면 웃을 큰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건 절대 비밀이지요. 너무 작은 계획이고 또 너무 큰 계획이니까요.
그걸 위해서는 하루 속히 정상적인 신앙 생활로 돌아와야 할텐데 마음이 급합니다.
그러나 첫술에 배부르지도 않고 천리길도 한걸음 부터라고 했습니다
기왕 시작할 것이니 방학이 되기 전에 시작해야 겠습니다.
무더위가 오고 방학이 되면 걷잡을 수 없이 헛된 시간이 달려가 버립니다.
여러분들도 방학이 되기 전에 한가지씩 마음에 다짐을 해 보십시요.
나 자신을 무엇으로 채워가야 하는지를요.
혹 아직도 분노가 마음에 담겨 있다면 얼른 쏟아내십시요.
그걸 담고 있어봐야 자신에게 그리 도움이 되지를 않습니다.
새로 채워지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결국은 그 것이 나를 나타내 주기 때문아닐까요?

우리 자신의 본질도 회복해야 합니다
오래전에 가졌던 싱싱한 신앙생활을 도로 찾아야 합니다.
말씀이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장하던 날로 돌아가야 합니다.

오늘은 현재 우리의 상황 가운데 회복해야 할 나 자신과 제자훈련
그리고 순장반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화요일의 기도>

어려운 상황 중에도 순원들을 눈물과 수고의 땀으로 섬길수 있는 순장들이
모이게 하시니 감사드립니다.

순장들이 소그룹 기도회를 잘 섬길수 있게 영적으로 무장되게 하소서
순원들을 진리안에서 보호 할수 있는 담대한 믿음을 주소서.
목사님과 함께 주님 앞에 모여앉아 전심을 다하여 말씀을 배우고 깨우치므로
주님의 심장으로 더욱 뜨겁게 변화되게 하소서.

제자훈련의 본질이 회복되어 믿음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소서.
한사람 목사의 제자가 아닌 예수님의 제자가 되게 하소서.

 

저작자 표시컨텐츠변경비영리

온마음 14.06.10. 02:22 new
하나님, 피폐해진 저 자신의 영혼이 회복되기를 기도합니다. 지난 세월동안 너무나 소극적인 신앙생활을 해왔음을 회개합니다. 하나님 앞의 나 자신 보다는 교회 안의 나 자신을 더욱 많이 생각한것 같습니다. 이제 그런 모든 것으로부터 새 출발을 하려고 합니다. 하나님 도와주시옵소서. 나를 무엇으로 채울지에 대해 기도하게 하소서.
┗  수채화 14.06.10. 06:28 new
아멘!!!!!~~
┗  차돌박희욱 14.06.10. 08:02 new
아멘! 우리 마음이 하나님으로 가득 차게 하옵소서.
┗  midori 14.06.10. 12:40 new
아멘!
마음을 비추어 보게되는 귀한 글 감사합니다
angelmom 14.06.10. 05:20 new
아멘!!!
종달새56 14.06.10. 06:36 new
항상 담백하고 진솔한 마음의 끝자락을 꺼내주시는 이야기에 감사드립니다.우리 모두 메마르지않고 촉촉한 감성에 젖어드는 시간을 주셔서.
김두종 14.06.10. 06:36 new
권사님 잘 읽었습니다. 큐티도 되고 나 자신을 반성하는 시간도 됩니다. 감사합니다.
밝은미소 14.06.10. 07:34 new
“제자훈련의 본질이 회복되어 믿음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소서!”
함께 기도합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꼬마맘 14.06.10. 07:40 new
아멘.. 순장님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  차돌박희욱 14.06.10. 08:03 new
아멘!
순한양2 14.06.10. 08:09 new
아멘~~
낮달 14.06.10. 08:38 new
매일
말씀과 기도로
내 안에 죄의 이끼가 끼지 않게 하옵소서. . .
┗  차돌박희욱 14.06.10. 18:47 new
아멘!
빈마음 14.06.10. 09:08 new
진정성있는아름다운글에서느끼는
진정한회개속에
하나님의신령한은혜를부어주시기를
기도합니다
들국화 14.06.10. 11:50 new
장기간 내재된 분노때문일까요? 건강에 문제가 생겨 힘드네요…
예전의 건강하고 소박한 교회로 회복되어 피폐해진 영혼이 소생되고 영육이 강건해지기를 소망합니다.
주님 저희를 도우시고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  midori 14.06.10. 12:35 new
건강과 평안을 다시 회복하시길 기도합니다.
┗  차돌박희욱 14.06.10. 18:48 new
아멘! 강건하시길 기도합니다.
낮은곳으로 14.06.10. 21:28 new
글 감사하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내면의 건강을 잃지 않도록 힘써야함을 느낍니다~~ 갱신위에서 앞장서 수고하시는 모든분들~~ 존경스럽습니다.